바나나가루
바나나는 결국 땅콩처럼 바싹 말라서 바나나가루가 되었다.
바나나의 달콤한 향과 희고도 노란 통통함은 사라지지 않았지만,
그 아름다운 모양은 사라져버렸다.
대신 바나나가루는 굉장한 여행을 할 수 있었다.
유럽일주를 마치고 위험한 남미지역까지,
아시아의 작은 절들까지 전부. 구석구석 구경을 할 수 있었고 좋다면 거기에 살아 숨쉴 수 있었다.
바나나의 우아한 몸통과 달콤함 껍질에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지만
즐겁지만 슬프게 바나나아닌 바나나가루로 살아가게 된 것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