air of words by eee

피아노


그녀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를때면
나는 즐겨보는 것이 있다.
양갈래로 딴 그녀의 삐삐머리가 리듬을 타며 들썩거리는 영상.
나는 그것이 너무나 좋아 움직이지도 않는 이 나무 목을 쭈욱 뻗어보려 시도하곤 했다.

하루는 그녀가 데모테잎을 녹화하는 날이였다.
피아노위에 앉은 얼룩말과 비틈나무는 아주 좋은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었고, 데모테잎에도
꽤 큰 비중을 가지고 출연할 수 있었다.
나는 언제나처럼 그녀의 뒤에 서있었다.
청명한 멜로디와 들썩거리는 양갈래를 보며 노래를 감상했다.
순간--
꿈이였을까.
들썩거리기 시작했다.
이 회색빛 방의 전부가 꿈을 꾸듯, 구름을 만지듯, 부드럽게--
왔다갔다, 리듬을 타며, 그녀의 목소리는 나의 파도 소리가 되어주었다.
그리고 드디어--내가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자,
그건 바로 작은 목마로서의 삶을 다한 순간이였다.